[Featured Column] 윤재갑:不滅하는 憂鬱과 虛無

By 윤 재갑 2023-12

그는 사물을 읽는다.

밥알을 씹듯이 음미한다. 

 

병풍처럼 둘러싼 산맥과. 

곡선으로 흐르는 푸른 차밭(茶園)과.

울창한 가로수길로 둘러싸인 西湖를 지나

도시의 빌딩숲과 질퍽한 골목 끝에서 깊은 숨을 참는다. 

 

그는 끝없이 웅얼거리며

피부와 사물과 자연에 깃든 상처를 꼼꼼하게 읽는다.

유령처럼 배회하며 문명의 흔적과 상처들을 읽고 또 읽어낸다.

 

'나의 그림에는 먹물보다 눈물이 많다' 던 石濤의 탄식처럼

그의 그림도 그렇다.

 

그는 石濤의 눈물보다 많은 

萬人의 슬픔으로 西湖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그 우울은 石濤처럼 처절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 

그 슬픔은 오히려 한순간 찬란하게 빛나는 허무에 가깝다.

 

生老病死와 喜怒哀樂도 그저 감미로운 음악처럼 흘러가는 것이다.

 

기쁨이건 슬픔이건 영원한 것은 없다.

 

다만 不滅할 뿐이다.

조금 귀챦을 뿐이다.

 

그러니 貴賤의 偶劣도 時空의 區分도 무의미하다.

 

그는 畫面처럼 납작한 西湖에 비친 자신을 응시한다.

深淵 같은 虛空을 찬찬히 응시한다.

 

너는 누구인가.

 

이 찬란한 中華의 中心

 

西湖에 일렁이는 우울과 허무는 누구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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